[Artist]현대 예술가 이정배, 그가 가구를 만든 이유

GONGS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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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정배



현대예술가 이정배는 최근 경기 파주에 가족을 위한 공간을 짓고 가구를 채워 넣었다.


특히 취미로 시작한 목공은 그의 예술세계를 한껏 넓혀주었다.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선, 면의 조화. 버선, 처마 등 한국 전통의 요소를 간직한 아트 퍼니처(예술가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한국적 미감을 담는 이유를 묻자 자신의 뿌리인 ‘동양화 때문’이라 말한다.


전국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관찰하고 그림을 그렸던 사생의 기억.

그 아름다움을 우리가 사는 공간에, 우리의 눈 앞에 가져다주고 싶었다고 말하는 작가 이정배.


예술가가 만드는 가구가 궁금해서 시작된 만남은 어느새 작가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다.

작가 이정배의 생활과 작업의 자취가 어린 공간을 찾았다.



본 인터뷰는 '윤기원의 아티스톡'의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눌러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작가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겉으로 보기에 동양화적인 작업을 하지 않는, 그러면서도 동양화에 대해 계속 얘기하고 있는… 작가 이정배라고 합니다. 제 작업실에 오신걸 환영해요!


-멋진 공간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집을 직접 구상하셨다고 들었어요. 

네, 맞아요. 전체적인 설계에 참여했죠. 내부에 가구들을 새로 만들기도 했고요. 

1층은 아내 이진주 작가와 제가 쓰는 작업실이고요. 2층은 주거 공간, 3층은 어른들의 놀이방이에요. 직접 소개해드릴게요. 3층부터 구경하시죠.


-와, 이정배가 생각한 어른들의 놀이방은 이런 모습이군요! 

어떤가요? 방에선 손님들이 묵고 가기도 해요. 때론 우리끼리라도 재밌게 놀 때 가끔 올라오는 곳인데요. 미술가들한테는 이런 공간이 필요하기도 해요.  여기있는 가구들은 다 제가 직접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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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궁금했습니다. 가구를 직접 만드셨다고요?

네. 다 제가 직접 만들었어요. 2개월 동안 동네 목공방에서 배웠어요. 그 때 나무의 매력에 푹 빠졌죠.

나무를 만질수록 ‘이게 나무구나’ 싶었어요. 또 아내가 만삭일 때, 태어난 아이들을 위해서는 편하고도 안전한 가구가 필요하더라구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나무로 뭔가를 만들기 시작했죠.


-가구도 작품이라 생각하며 만들었나요? 아름답습니다. 가구를 제작할 때 염두에 둔 부분이 있나요?

‘그냥 사용하는 가구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조각 작품처럼 생각하고 만들었습니다.

제가 작가니까 나중에 가구를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수 있겠다는 가능성까지 고려했죠. 예를 들면 테이블을 사용하는 분들에게 테이블의 용도를 넘어 ‘아름다움’을 쓰여지게 해야겠다 싶었어요. 

아름다움을 느끼고 보는 기회. 이정배의 가구를 보고 사용하는 분들에게 선사하고 싶은 감각입니다.


-가구에서도 한국적인 미감이 느껴지는듯 해요.

작가로서 개인 작업을 할 때는 한국적인 걸 전혀 고려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구를 제작할 때는 신경을 많이 씁니다. 어떤 게 우리나라스러울까 하고요.

중국, 핀란드, 프랑스… 해외 어느 나라든 집에 들어가면 가구가 그 나라의 정체성을 보여줘요. 유독 우리나라만 남다르죠. 미국, 북유럽… 그런 식의 인테리어가 너무 많아요.

그래서 저는 ‘내가 미술가로서 가구를 만들면 한국적이거나 동양적인 점에 신경을 써야겠다’ 다짐했어요. 제 가구들 자세히 보세요. 하단에 버선도 신기고, 처마의 추녀형태를 본 따서 집어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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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정배 작가의 작업을 보고 난 뒤에, 작가가 동양화를 전공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평면이 아닌 입체 작업을 하는 동양화 전공자. 어떤 고민을 해왔는지 궁금해지더군요.

많이들 그럽니다. 저처럼 동양화를 전공한 사람이 이런 작업을 한다고 그러면 굉장히 의아해해요. 그런데 저도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작업을 한 건 아니예요.

‘난 그려야 되나?’ 작가 초년생 때, 이 질문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회화가한테는 너무나 당연한 질문일텐데요. 저는 ‘이정배가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 ‘그리는 행위’를 통해서 드러나야 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했던 거예요. 쉽게 답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이어서 ‘평면과 입체의 차이는 뭘까?’라는 고민으로 이어졌죠. 이런 것들은 책에서 알려주지 않더라구요.



-맞아요. 본질을 책에서 찾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빵하고 해답이 왔습니다. 평면은 아티스트의 세계가 2차원에 구현된 것, 입체는 현실화된 것이란 답을 찾았어요. 그렇다면 저는 현실화된 내 생각, 입체를 만들어서 관객 앞에 가져다 놔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야 관객이 작품을 보고 ‘이정배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 산수화와 얽힌 이야기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경험할 수 있겠다’는 깨달음이었죠.


-그렇다면, 전공자로서 동양화의 어떤 점을 보여주고 싶나요?

저는 동양화를 하지만 늘 컨템포러리아트 쪽에 관심이 컸어요. 그 사이에서 교류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죠.

미술은 차별성이거든요. ‘나는 너와 달라’를 몸소 보여주는 게 미술이죠. 그러다보니 동양화 전공자로서 늘 궁금했어요. 

동양화는 왜 이렇게 동시대 미술 틈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할까? 아주 특별하고 특수한 차별성을 갖고 있는데? 동양화도 결국은 예술 카테고리 안에 있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교류해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작품으로는 어떻게 표현됐습니까?

처음으로 했던 작업이… 설악산 옥녀탕으로 한 작업입니다. 직접 가서 보고 그려 온 그림을 작업실에 붙여 놓고 한참 봤습니다. 그대로 끝내기가 싫었어요. 저 작품에 뭘 더 할 수 있을까? 꽤 오랫동안 생각을 했죠.

당시 제가 다룰 수 있는 또 다른 매체가 사진이었습니다. 그림에다가 제가 찍은 달 사진을 입혔지요. 선생님들은 너무 싫어했어요(웃음). 그 다음번엔 그린 그림을 흑백 사진으로 찍고, 데칼코마니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게 사진이고 어떤 게 그림인지 생각하도록 만들었죠.

또, 전선으로 드로잉을 한 적도 있어요. 보통 전선을 드러내는 건 금기잖아요. 저는 오히려 그 금기를 대놓고 드러내서 작업으로 삼았죠.


-동양화과의 이단아처럼 보였을 것 같습니다. 학과 생활은 어땠나요?

처음엔 모범생이었습니다(웃음). 신입생 때는 붓을 정말 잘 다루고 싶었어요. 동양화의 모필은 그 자체로 예술품이기도 하지만, 붓을 다뤄봐야 좋은 그림이 뭔지를 알 수 있거든요. 동양화의 수양적인 부분들을 즐기면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푹 빠졌죠.

동양회화의 주된 회화 원칙 중에 ‘화육법’이 있습니다. 기운생동, 골법용필, 수류부채, 전이모사… 총 여섯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제일로 치는 게 ‘기운생동’이거든요. 살아있게 만드는 것!

1학년 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풍경을 그리는데 왜 작업실 안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지? 기운생동을 위해서라면 밖에 나가서 그려야 되지 않나? 

그래서 저는 1학년 때부터 밖에 나가서 그림을 그렸었요. 사생을 한거죠. 처음엔 정말 창피했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와서 보거든요. 익숙해지더군요.  나중에는 몰입해서 정말 ‘물아일체’라고 하는걸 경험했어요. 바위를 그리면서 내가 곧 바위가 되는데 기운생동은 당연히 따라오는 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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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풍경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나요?

좋은 풍경을 보면 제가 숭덩 썰어서 가져오고 싶습니다(웃음). 

저는 산수화를 하면서 전국 곳곳의 절경을 많이 다녔어요. 그렇게 좋은 것들을 보면 가져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요.

그러다가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스키점프 대회를 보면서 힌트를 얻었죠.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광화문 광장에서 산을 옮겨놓은 듯이 꾸며놓고 스키점프 대회를 했어요. 그 풍경이 딱 제가 원하는 장면이었죠.  절경을, 풍경을 썰어 오면 저 모습이겠구나!

그래서 6월의 설악산 대청봉, 안개가 살짝 걷힌 사이로 보이는 일부분을 작업에 옮겼습니다. 사진으로 작업과정을 보여주고 가장 아름다운 걸 마치 케이크 조각처럼 만들었죠. 


-최근 작업은 표현이 더 단순하고도 명료해진 것처럼 보입니다.

네, 원래는 더 많은 말로 작품을 설명하려 했어요. 그러다가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죠. 언어에 기대는 제가 싫어서 말을 줄였어요. 작품에 설명도 지웠습니다. 

그리고 문득 도심을 바라보는데 건물과 건물 사이에 산이 조그맣게 보이더라고요.  아 저거구나. 저거면 말이 없어도 되겠다!

이건 건물에 갇힌 산을 표현한 작품이예요. 서울 여의도 건너편으로 보면 관악산이 보이는데요. 그 앞에 엄청난 빌딩들이 들어섰습니다. 그래서 산이 아주 조그맣게 보여요. 딱 그만큼만요.

저는 딱 그 정도의 자연물이 바로 ‘동시대적 산수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입체적인 풍경화이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앞으로 하고 싶은 작업도 궁금해집니다.

이제는 그리고 싶어요, 무언가를. 색도 많이 쓰고 싶고요.

동양화에도 색에 의존해서 그리는 채색 산수화, 채색화가 있거든요. 이전까지 저는 색을 잘 쓰는 편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요즘엔 자꾸 다른 마음이 튀어나옵니다. 붓질을 해보고 싶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정배가 생각하는 예술이란 뭔가요?

진짜 어려운 질문인데요. 예술은 궁극적으로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겁니다. 그래서 힘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이렇게 설명할 수밖에 없어요. 저는 예술의 본질을 꿰뚫지도, 그게 무엇인지 설명할수도 없습니다.

아름다운 그녀의 눈을 바라보면서도 ‘네 눈이 정말 아름답다’할 수 없어서 호수까지 들이대며 설명하잖아요. 예술은… 그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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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배 작가 Jeong Bae Lee

1974년 서울출생

2012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박사과정 미술학과 수료

2002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2010년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

2020 두개의 봉우리(good space, 대구) 2020.12.01~202012.31

2020 평평한 돌기(good space, 대구) 2020.10.27~202011.27

2018 각진 직선 (PIBI 갤러리,서울)  2018.08.23~2018.10.20

2016 잠식 (PIBI 갤러리,서울) 2016.12.27~ 2017.02.25

2015 이미-항상, 광복 70주년 기념 서대문 형무소 씨앗 프로젝트”이미–항상”(서대문형무소 역사관,서울) 2015.06.25~2016.06.25

2010 MORE (갤러리현대 16번지,서울)  2010.11.03~2010.11.28

2010 욕망의 조각 (갤러리현대 윈도우,서울) 2010.02.10~2010.2.23

2006 분재가 된 풍경 (아트사이드 갤러리,서울) 2006.08.30~2006.09.05

2005 그 서정적 그리움 (문화일보 갤러리,서울) 2005.03.02~2005.03.09


프로젝트

2015-2016 광복 70 주년 기념씨앗프로젝트” 이미-항상”(서대문형무소 역사관,서울)


기획전

2021 오늘의 풍경 (서울시청)

            Drag and Draw( 소마 드로잉 센터 미술관)

            5월의 산책로 야외조각전(스위스 그랜드 호텔) 2021.04.30-2021.06.06

            피드백 #1 (갤러리 유진 목공소) 2021.03.16_2021.03.30

2020 《Cooking Korean Art: Enjoy K-ARTs》프로젝트, 아트북프레스 기획, 해외문화홍보원

          피비 링크(피비갤러리) 2020.02.13~2020.03.21

2019 쫓아가는 이유없이(누크갤러리 서울) 2019.11.08~2019.12.01

         생활(백아트 서울)2019.09.24~2019.10.15

        묵자-墨子 (h 갤러리 서울)

2018 아트369 (아트플레이스 서울) 2018.12.07~2018.12.30

2017 unification (바이산 코리아,서울)2017.11.03~2017.12.03

          2017 대구 강정 현대 미술제(대구 강정)2017.07.15~2017.08.31

          Forms and color (space kaan)

          아티스트 라이브 쇼케이스(디스위켄드룸,서울)2017.06.12~2017.06.18

2016 New visual culture, 청년미술프로젝트,(Exco,대구)

         The Muse, Kim HyangAn-Timeless(환기미술관,서울)2016.10.28~2017.01.15

2015 무심(소마 미술관)2015.10.23~2016.02.14

         환경미술제-자연과 인간, 인간과 자연( 무등현대 미술관,광주)

         non-재현의 장치(한옥 갤러리,서울)

         모멘텀: 아트오마이 1997-2014(토탈미술관,서울)2015.04.01~2015.0415

2014 화가:사의 찬미(한원 미술관,서울)

         오마주아 환기(환기 미술관,서울)

         공간은 장소다 2인전(갤러리 조선,서울)2014.01.09~2014.02.05

2013 Beyond Korean Painting(서울 시립 미술관 북서울관,서울)2013.12.10~2014.02.09

         인지된 풍경 (아라리오 갤러리 청담)2013.07.25~2013.08.18

         오픈 스튜디오(ART OMI in NYC,뉴욕)

         김환기를 기리며(환기미술관,서울)

         up and comers(토탈미술관,서울)

         와유설악(일현미술관,강릉) 

2012 단서의경로들 2인전 (갤러리 소소,파주 )2012.11.09~2012.12.16

2011 do window (갤러리현대 강남,서울)

         중앙미술대전 (예술의 전당,서울)

         한국화의 재발견(성남문화재단 큐브미술관,성남)2011.10.05~2011.12.18

2010 The Elastic Mind (갤러리 현대 두가헌,서울)

         홍콩아트페어(갤러리현대,서울)

2008 스콜라 컨템퍼러리아트 개관전 (아트스콜라_프로젝트 H, 베이징)

        과학과 예술의 만남- 지구의 빛 (국립과학관오픈전,과천) 2008.11.08~2008.11.20

        부산비엔날레 특별전 ‘미술은 지금이다’(부산)2008.09.06~2008.11.15

        퍼니 스컬쳐 퍼니 페인팅전 (세줄갤러리,서울)

        공간의 생산 (성남문화재단 성남아트센터 미술관,서울)

 2007 포천 아시아 비엔날레 특별전 (포천)

          점으로부터 점으로 (환기 미술관,서울)2007.04.13~2007.06.03

          하늘로 향한 새 (고양문화재단 어울림 미술관,서울)

          around of ardor guys, (art scola gallery, 상하이)


수상

2013 Art OMI International Art Residency Program 선정(파라다이스 문화재단)

2012 경기문화재단 유망작가 분야 기금수여

2011 중앙미술대전 우수상

2010 아르코미술관 포트폴리오서가

2009 서울문화재단 기금수여

2008 소마드로잉센터 3기작가 선정

2006 문예진흥기금 순수창작분야 기금 수여

2006 송은 문화 재단 선정 작가


레지던시

2013 Art OMI International Art Residency Program.(New york)

2012 캔파운데이션 명륜동 스튜디오


작품소장

중앙일보, 환기미술관, 아라리오컬렉션,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ART OMI Collection. 캔 파운데이션. 더난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