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오픈만 하면 매진! 삼청동에 관람객 줄 세운 작가! (BTS RM 아트 투어)

GONGS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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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보희


2020년, 삼청동 갤러리 앞에 줄을 선 관람객들.

이들이 보려는 작품은 해외의 유명 아티스트도, 셀럽도 아니었다.

바로 한국 화가 김보희의 작품.


작품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갤러리의 전시들은

대부분 무료로 진행되곤 하는데,

심지어 김보희의 전시는 유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의 작품을 보기 위해 줄을 섰다.

전시 기간 내내 이어진 뜨거운 관심은

'국내 생존 작가 개인전 기준 최다 관람객 동원'이란 타이틀을 남겼다.



누구나 흠뻑 빠져들 수 있는 자연을

환상적인 색으로 표현한 작품들.


앞에 서는 순간, 세상이 잠시 고요해진다.

이 고요함이 사람들을 끌어당긴 것일까.


답을 얻기 위해 작가와 작품을 만나러 갔다.




본 인터뷰는 '윤기원의 아티스톡'의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눌러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 작가님! 반갑습니다. 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작가 김보희입니다. 이번에 성북동 '스페이스 캔'과 '오래된 집'에서 개인전을 열게 되었어요. 공간 두 곳에서 진행되는 만큼, 각 공간을 조금 다른 작품들로 꾸려봤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젊은 작가들을 도와주는 비영리단체 스페이스 캔과의 협업이라 제게도 각별한 의미가 있어요. 많이 보러 와주시면, 제게도 후배 작가들에게도 도움이 된답니다! (웃음)

*본 인터뷰는 2021년 6월 서울 캔파운데이션에서의 김보희 개인전 <김보희 : TOWARDS>에서 진행했습니다.


- 지난해 개인전이 워낙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 인기의 이유가 뭐였을까요?

글쎄요. 워낙 힘든 시기라, 사람들이 즉각적으로 보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작업을 바랐던 게 아닐까요. 자연이 그리웠던 것도 같고요.

지난 전시부터 이번 전시에 소개하고 있는 제 그림은 모두 구상작업이에요. 추상화가 아니어서, 보자마자 공유되는 감각이 있죠. 나무, 숲, 바다 같은 자연은 누구라도 바로 알 수 있잖아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찾아주신 게 아닐까요?



- 자연을 그린 그림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김보희 작가의 그림을 찾는 이유가 분명 있을 텐데요!

그런가요? (웃음) 그건 제주의 매력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제가 오랜 시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퇴임 후엔 제주에서 살고 있는데요. 제주의 야자나무, 푸르른 자연의 녹색을 담고 싶더라고요. 사시사철 초록색으로 가득한 제주에 말 그대로 반했어요. 제 마음이 작품에도 옮겨지고, 보는 분들도 느끼는구나 생각하고 있어요.



- 퇴직과 이사. 작업에도 결정적 영향을 많이 주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집을 정말 사랑하게 되었어요. 제주의 집은 저의 작업실이기도 해요. 우리 부부가 애착을 갖고 지은 집이죠. 정원도 살뜰하게 꾸몄어요. 남편은 씨앗까지 수입해서 제가 좋아하는 야자나무를 심어줬어요. 그 나무가 이제는 제 키보다도 커졌죠.

커피 한 잔 들고 집 앞 마당으로 나가요. 한 바퀴 돌아보지요. 그러다 좋은 곳이 보이면 그리는 거예요. 그렇게 하나, 둘... 우리 집 풍경들을 꽤 그리게 되더라고요.

또, 풍경을 바라보는 시각도 조금 기민해졌어요. 강아지와 바닷가 산책을 하다가 해지는 풍경을 봤어요. 나이를 먹어서일까. 노을 지는 순간도 마치, '내 나이의 시간이 이런 모습일까' 싶어요. 경치가 슬프면서도 색깔은 아름다운 것도 인상 깊고요.

이렇게 잠깐 멈춤이란 방향 표시도 요즘엔 무슨 신호처럼 느껴져요. 인생을 살면서도 잠깐 쉬었다 가라는 건가 싶고요. 서로 만나면 안 된다는 노란 표시 선도 괜히 사람 사이를 말하는 건가 싶고요. 다 지금이 되어서야 느낀 거예요.



- 동양화를 전공했습니다. 아마 이 사실을 모르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다들 제가 서양화 작가인 줄 알아요! 제가 동양화를 전공했다고 하면 놀라는 분들도 많고요. 전시 작품에도 전부 동양화 재료를 이용했어요.

저는 동양화로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는 중이에요. 전면을 색으로 가득 채우는 작업에선, 색감을 살려야 한다면 정말 수도 없이 반복해서 칠해요. 한편, 동양화의 특징인 여백, 먹, 농담을 살린 작업도 있답니다.



- 캔버스 천과 종이를 넘나들며 작업을 하셨군요. 최근 작업들은 캔버스가 많던데, 작업 재료를 바꾼 이유가 있을까요?

동양화라고 해서 종이 위에만 그림을 그리지는 않아요. 우리 선조들도 헝겊, 비단, 베, 무명 위에 그림을 그렸거든요. 그래서 저도 해보는 거예요. 아무것도 칠하지 않은 천을 구해다가 직접 틀을 짜 캔버스를 만들고요. 동양화 채색하듯 호분과 아교, 물을 섞어다가 밑 작업을 해요. 그 위에 비로소 분채를 하는 거죠.

종이 위에 작업을 하면 맑고 비치는 표현을 하기가 좋아요. 대신 요새 크기가 큰 작업을 많이 하다 보니 불편한 점도 있다는 걸 알았죠. 종이가 울거나 틀이 휘어지는 일이 잦더라고요.

그래서 캔버스 천으로 옮겨왔는데, 또 맑게 표현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웃음) 수많은 고생과 고민 끝에 지금의 그림들이 탄생한 거랍니다!



-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수묵화 작업이었어요. 그 작업 이야기도 좀 해주세요.

2006년도에 강원도 정선을 풍경으로 입체 작업을 했어요. 평소처럼 작업을 했는데, 하다 보니 옆 면에도 풍경을 그리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입체를 만들었죠!

앞에서 봐도, 옆에서 봐도 한 작품이 되는 그림! 쓱 둘러보면서도 작품이 되는 게 재밌어서 해 본 작업이에요.

비슷한 방식으로 남해의 섬들을 그리기도 했지요. 어찌나 섬이 많고도 이쁜지! 그 풍경을 보고 그렸지만, 제 상상으로 그린 섬도 있답니다. 상상이지만 꼭 어딘가에는 있을 것만 같아요.


 

- 신작 바다 그림들은 꼭 추상화처럼 보이기도 해요.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것만 같달까요?

저도 바다 그림들은 꼭 추상같구나 싶었어요. 실제로 그렇게 색과 면의 분할에만 집중한 작업도 있었지요.

요즘은 하늘과 바다를 그릴 때면, 하늘을 향해 기도를 하는 우리들을 떠올려요. 물결 하나하나가 나의, 우리들의 기도 같죠.

사실 붓으로 물결을 하나씩 그리려면 정말 지루하고 피곤하거든요. 그런데 이 물결, 붓질, 선 하나 가 다 우리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대충 할 수 없죠. 내가 만드는 나의 흔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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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희 작가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대학원 순수미술과 졸업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동양화전공 교수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관장 역임

현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동양화전공 명예교수


주요개인전

2021 Towards, 캔 파운데이션, 서울

2020 Towards, 금호미술관, 서울

2017 자연이 되는 꿈, 학고재, 서울

2017 19702017 KIMBOHIE, 이화아트센터, 이화아트갤러리, 서울

2015 이화·한경 ACE갤러리, 서울

2015 트리니티 갤러리, 서울

2014 Towards, 신세계갤러리, 서울

2013 Towards, 학고재, 서울

2011 Towards, 스페이스 캔, 베이징

2010 Towards, 스페이스 캔, 서울

2008 Towards, 갤러리 인, 서울

2006 In Between, 학고재, 서울

2004 카이스 갤러리, 서울

2002 갤러리 아트사이드, 서울

2001 갤러리 아트사이드, 서울

2001  명상의 풍경, 현대예술관, 울산

2000 명상의 풍경, 아트스페이스 서울(학고재), 서울

1998 카이스 갤러리, 서울

1997 신세이도 화랑(新生堂), 도쿄, 일본

1995 월전미술관, 서울

1991 갤러리 63, 서울

1988 갤러리 현대, 서울

1986 빛, 공간 그리고 정적, 동덕미술관, 서울

1980 대한출판문화회관, 서울


주요수상

1992 제2회 월전미술상

1983 제2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1982 제1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1981 제30회 국전 특선

1981 제17회 한국 미술협회 은상

1976~80 제 25,26,27,29 회 국전 입선, 국립현대미술관

1975 백양회 공모전 국립현대미술관장상, 국립현대미술관

1974 백양회 공모전 백양회상, 국립현대미술관

1973 백양회 공모전 장려상, 국립현대미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