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상상을 뛰어넘는 공간들

에디터 박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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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카페 | 영화에서 볼 법한 카페 3선



해외여행을 앞둔 당신. 혹여 여행지가 남아프리카, 벨기에, 스위스라면 아래 공간들을 방문하길 권한다. 영화에서나 볼법한 상상을 뛰어넘는 인테리어가 당신의 눈앞에 펼쳐진다. 그러니 입구에 들어서기 전, 심호흡은 필수다.

 
남아프리카 Truth Coffee



스팀펑크 장르 대표 영화,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를 보면 증기기관에 다양한 상상력을 가미한 재미난 소품과 무기들이 등장한다. 스팀펑크 장르는 기본적으로 사이버펑크(인간 본성과 과학 기술이 엮여 일어나는 이야기)와 비슷하지만, 스팀이란 이름에 걸맞게 증기기관을 이용한 기술을 주로 선보인다.


스팀펑크 느낌을 그대로 재현한 카페가 있다. 남아프리카의 ‘트루쓰 커피(Truth Coffee)’다. 지난 2011년, '데이빗 돈데(David Donde)' 트루쓰 커피의 대표는 케이프타운 프린지 재개발 지구에 1,500㎡에 달하는 오래된 건물을 구매했다. 낡고 오래된 건물 뼈대만 남기고 모든 부분을 리모델링했다. 스팀펑크를 주제 삼아서 말이다.


평소 스팀펑크 장르의 광적인 팬이었던 그는 로스팅 기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가 스팀펑크 장르의 주된 연료인 증기처럼 느꼈다. 음료가 나오는 1층 매장 뒤쪽으로 거대한 커피 로스팅기와 블렌딩 기구를 놓았다. 여러 파이프로 이어 산업 시대 공장 느낌을 물씬 풍기게 배치했다. 이어 오래된 가죽 소파와 나무로 된 칵테일 라운지, 태엽을 형상화한 철 의자 등으로 포인트를 줬다.


스팀펑크 관련 요소들로 내부를 가득 채우다 보니, 테이블이나 의자의 생김새는 고객의 편의를 고려한 편은 아니다. 허나 이곳을 찾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니, 그리 큰 문제는 아닌 듯하다. 아마도 스팀펑크 장르를 공간에서 오롯이 느낄 수 있어서가 아닐까.


INFORMATION

+27 21 200 0440

36 Buitenkant St, Cape Town City Centre, Cape Town



 

벨기에 The Jane


007과 같은 첩보물 영화에서 주인공과 숙적이 꼭 마지막 결판을 벌일 것 같은 공간. 오래된 교회 건물을 최고급 레스토랑으로 탈바꿈시킨 벨기에 안트베르펜의 ‘더 제인(The Jane)’이다. 미슐랭에 인정받은 세계적 스타 셰프 ‘세르지오 헤르만(Sergio Herman)’과 ‘닉 브릴(Nick Bril)’이 선보인 최고급 레스토랑이자 카페다.


예전 군병원으로 사용하던 교회 건물을 2015년 네덜란드 디자이너 ‘피에트 분(Piet Boon)’과 조명디자인 회사 ‘스튜디오 욥(Studio Job)’이 현대적인 레스토랑으로 탈바꿈시켰다. 아름답게 노후화된 카페 공간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을 콘셉트로 삼았다.


높은 천장과 바닥의 도자기 문양 타일은 현대적인 요소들과 결합했다. 아치형 천장 상부는 낡지만 고풍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카페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들어선 사람들을 압도하는 천장의 대형 샹들리에는 원래 교회에 있었던 스틸과 입으로 불어 만든 유리 전구로 만들었다.


오래된 천장을 타고 내려와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샹들리에는 작은 크리스털 구슬 모양의 전구가 매달려 있는 것이 특색이다. 덕분에 이곳을 방문하는 다수 고객은 자리에 앉아마자 스마트폰 카메라를 천장을 향해 겨눠 사진 찍기 바쁘다.  


INFORMATION

+32 3 808 44 65

Paradeplein 1, 2018 Antwerpen



 

스위스 H. R. Giger 카페



영화 에이리언 1을 본 사람이라면 분명 기억할 것이다. 탐사선 노스트르모호 승무원들이 발견한 정체불명의 우주선, 그리고 기괴한 모습의 내부 말이다. 영화 속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장소가 있다. 바로 초현실주의 작가 HR 기거의 카페다.    

1980년 스위스 출신의 예술가였던 기거가 영화 ‘에일리언(Alien)’에서 괴물 에일리언을 디자인해 오스카 상을 받자, 그는 하룻밤 만에 전 세계적인 유명인이 됐다. 하지만 그는 할리우드가 아닌 스위스 ‘프리부르(Fribourg)’ 지역의 작은 마을 ‘그뤼에르(Gruyères)’ 중심에 자리한 생 제르망 성을 구매했고, 죽기 전까지 살았다.

성 내부는 박물관으로 꾸며 그가 참여한 유명 영화 장식, 사진, 조각, 가구 등을 전시했다. 그의 작품은 작가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어둡고 기괴하다. 이런 부분은 사람의 두개골이나 뼈에 대해 알려준 약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에서 비롯했다고 전한다.

기거의 상상을 오롯이 발현한 영화, 에이리언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박물관 안에 있는 카페에 가볼 것을 권한다. 박물관의 전시실과 마찬가지로 환상적이거나 병적이기도 한 그의 작품과 영화 에이리언을 모티브로 꾸며졌다.

1평 남짓한 바와, 8개 정도의 테이블이 전부로 내부는 좁다. 덕분에 영화를 통해 느꼈던 공포가 벽과 바닥, 테이블을 뚫고 그대로 전해지는 기분이 든다. 시체의 두개골로 가득한 선반, 뼈로 만든 듯한 아치 천장, 벽마다 걸린 에이리언 관련 이미지 등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흡사 에이리언의 주인공 리플리가 된 것 같다.

혹여 이곳을 방문한다면 막연히 술잔을 기울이지 마라. 어느 순간 영화 에이리언 속 괴물, 제노모프가 조용히 곁으로 다가와 거친 숨소리를 뿜어낼지 모르기 때문이다.

INFORMATION
+41 26 921 08 00
Rue du Château 2, 1630 Gruyères
 


에디터 박현성
사진 각 홈페이지
star@gongsha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