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나른함, 드로잉, 그리고 아지트 <선로에 머물다>

에디터 진성훈
2018-12-07

경의선 책거리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기 위해 선로에 머물기로 했다. 특별한 장소를 알게 됐으니, 감성을 사로잡을 매력적인 공간을 찾기 위해. 나른한 오후, 소소한 그림, 넓은 아지트로 이어지는 하루를 완성했다(*이전 글, 낭만, 자연 그리고 아름다움<선로에 머물다>)

 

인야

“토요일 오후의 나른함이 깔린 곳. 연두색 벽지와 노란 조명으로 꾸민 티 하우스.
알람도, 내일 할 일도 없는 공간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홍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와 뒤를 돌면 작은 골목이 나온다. 인야는 티 하우스답게 번잡한 상가 대신 나무가 있는 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간판 역시 초록색이다.



실내로 들어가면 벽 한켠을 가득 채운 다기(茶器)가 눈에 띈다. 각기 다른 모양의 주전자와 찻잔부터 꽃잎 문양으로 파인 받침대까지. 정갈하면서도 보는 즐거움을 준다.



추위를 녹여 줄 백모단 차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니 테이블 세팅에 눈길이 갔다. 부드러운 질감의 테이블 러너는 다도용으로 방수처리가 됐고, 그 위로는 중국 전통문양이 들어간 티 매트가 놓여 있었다. 나무로 만들어져 차를 우릴 때 손처럼 사용하게 되는 도구(다예육용)는 찻집에서만 볼 수 있는 디테일이다. 이런 요소들이 더해져 다도 문화가 익숙지 않은 사람도 금세 분위기에 녹아들게 만든다.

인야를 믿고 방문해도 좋겠다. “중국 산지의 전문가가 직접 테이스팅 한 찻잎만을 가져온다”며 원료에 쏟는 정성을 드러내는 곳은 흔지 않으니까.


 

INFORAMTION

02-3141-0915

서울 마포구 신촌로 2안길 12

11:00 – 22:00, 월요일 휴무

메뉴 백모단(3,000원), 단총버베너(3,500원)




더 칼라

“어설퍼도 괜찮다. 테이블마다 놓인 그림 도구와 작은 갤러리가 있는 곳.
손이 이끄는 대로 그리면서 마음 가는 대로 쉬어보자”


칼바람을 피할 곳을 찾던 중 우연히 한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넓은 공간에는 귀여운 그림들과 스케치북, 드로잉펜 등이 곳곳에 진열되어 있고, 친구끼리 혹은 혼자 자리잡고 그림 그리는 사람이 드문드문 보였다. 에너지 충전을 위해 아포가토를 주문한 뒤 공간을 둘러봤다.



아크릴화, 수채화, 어반 스케치... 테이블마다 놓인 작은 박스에 붙어있는 이름들이다. 그림 스타일에 따라 도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붓과 물감을 구분해 채워넣은 것이다. 테이블 역시 색색깔의 물감자국이 가득하다.
물론 아는 사람만 아는 공간은 아니다. 한 켠에 마련된 갤러리에는 프로 작가의 그림이 아닌 색연필 공모전 수상작들이 전시되어 있다. 일상의 단촐한 장면을 전시한 공간의 정체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미술을 몰라도, 그림 그리라며 도화지까지 제공해주는 이 공간을 즐기는 데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누구나 전시하고 누구나 편하게 그림을 그리는 공간이에요”라는 더 칼라 대표의 말처럼, 소소한 일상에 작은 애정을 담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INFORAMTION

02-332-3338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35길 55 진유원빌딩 2층
10:00 – 22:00, 월요일 휴무
메뉴 아포카토(5,800원), 카페모카(5,800원) 외

 



콘하스

“지루할 틈이 없다. 3개의 층이 각각 다른 콘셉트로 시선을 사로잡는 공간.
넓고 아늑한 나만의 아지트가 생겼다”



평소보다 일찍 찾아온 어둠에 아늑한 공간을 찾아헤매다, 네덜란드 건축물처럼 좁고 높은 건물을 발견했다. 1층부터 루프탑까지 모두 카페 공간이니, 아지트 삼기 제격이다. 실내로 들어가면 1층은 안쪽으로 깊게 공간이 트여있고, 검은 유리로 반사되는 벽과 은은한 골드색 의자가 세련된 인상을 준다. 긴 테이블에 놓인 각종 빵은 덤이다.



시그니처 메뉴인 페이스트리 식빵과 아메리카노를 주문한 뒤, 2층으로 향했다. 줄지어있는 나무 테이블과 나무의자, 흰색 LED 조명, 곳곳에 놓인 콘센트는 집중하기 좋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니나 다를까 각자 노트북을 켜고 화면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반면 3층은 간접조명으로만 실내를 밝히고, 2인 테이블 하나를 제외한 모든 자리에 소파가 배치되어 있다. 연인끼리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거나 혼자만의 차분한 시간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나무 문을 눕혀 테이블로 만든 아이디어도 이곳만의 유니크함을 돋보이게 한다.
콘하스는 이렇게 전했다. “무엇을 해도 좋은 공간, 타인의 시선에 방해받지 않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이다.



INFORAMTION

02-325-0792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35길 7

평일 12:00 – 23:00, 주말 11:00 – 23:00

메뉴 페이스트리 식빵(4,000원), 아메리카노(5,500원) 외



에디터, 사진 진성훈
sh.jin@gongsha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