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카페 인생샷의 새로운 성지 <프로젝트서울>

에디터 고석희
2019-09-25

봉천동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 하나. '남들과 다른 경험을 전유하는 것'에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보고 듣거나, 앉아서 먹고 마시는 등 수동적이고 간접적인 체험보다- 직접,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경험하고 겪어보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다. 그런 면에서 서울대입구역 인근에 위치한 카페 <프로젝트서울>은 이런 밀레니얼 세대의 요구에 딱 부합하는 공간이 아닐 수 없다. 어느 하나로 수렴되지 않는, 톡톡 튀는 매력과 이질적인 콘셉트로 가득한 이곳이 인스타 인증샷의 명소로 거듭난 이유다.

 


이곳이 예사로운 곳이 아니라는 것쯤은 매장 입구에서부터 알 수 있다. 장미꽃으로 가득 채운 벽면을 시작으로, 필름지를 구겨 오묘한 실내조명 효과를 내는 창가는 사진 찍기에 무심한 이들마저 절로 탄성을 짓게 만든다. 어디 그뿐인가. 한껏 존재감을 드러내는 핑크빛 유니콘 조각상, 드라이플라워가 가지런히 놓인 침대 등 카페 곳곳에 눈돌릴 때마다 각기 다채로운 테마가 펼쳐진다. 이처럼 화려하고 파격적인 실내 연출은 조성혁 프로젝트서울 대표를 비롯, 8명의 아티스트가 모인 디자인팀의 결과물이라고. 카페보다는 사진 스튜디오를 떠올리게 하는 이곳은 SNS상에서 '인생 사진용 핫플'로 이름난 명성에 걸맞게 개성 넘치고 매력적인 포토존이 즐비하다. 주 고객층인 20~30대 여성 손님들은 물론, 홀로 방문하는 외국인들까지 반드시 놓치지 않는 것이 있으니 바로 '인증샷'. 총천연색을 고루 저장한 팔레트처럼, 프로젝트서울은 사진의 추억을 통해 방문하는 이들의 시간을 고급스레 포장하고, 또 선물한다.


“어느 하나의 톤을 유지하는 게 아닌, 계속해서 공간의 콘셉트가 바뀐다는 게 <프로젝트서울>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조성혁 프로젝트서울 대표의 설명이다. 연기와 음악을 공부했던 그는 사업주라기보다 예술가의 기질이 더 돋보이는 이다. 프로젝트서울의 슬로건은 '예술을 모아 문화를 만든다'. 카페의 영업 지침으로는 꽤 거창하지만, 곰곰이 조 대표의 설명을 들어보면 제법 수긍이 간다.


“요즘처럼 인문학적 가치가 중요한 시대에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 상품이 가진 메시지나 경험을 파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선 단순히 예쁜 장소, 맛있는 다과 외에 무언가가 더 필요했다는 그다. 그래서 내세운 것이 앞서 말한 포토존 콘셉트. 이곳에서만 찍을 수 있는 다양한 테마의 추억 사진은 시간이 흘러 프로젝트서울이 가진 정체성으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인증샷 핫플레이스'만이 프로젝트서울이 획득한 트로피의 전부는 아니다. 예쁘고 톡톡 튀는 포토존만큼이나 이곳을 빛나게 하는 건 매장 곳곳에 전시된 여러 신진 미술 작가들의 그림들. 이곳 운영진은 그동안 미술계의 신진 작가들을 부지런히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을 주기적으로 카페 곳곳에 전시해왔다. 고객들에게는 카페에서 전시를 즐기는 이색 체험을, 신진 작가들에겐 그들의 작업을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한 셈이다. 특히 매장 내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면 자연스럽게 작품이 프레임 안에 걸리게 되는데, 이는 “SNS 등지에 전시 작가의 작품을 노출시킴으로써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조 대표와 프로젝트서울의 사려깊은 설계다.


이런저런 경험도 좋지만 결국 카페의 추억을 결정짓는 건 결국 시그니처 메뉴가 아닐까. 프로젝트서울이 내세우는 메뉴는 단연 유기농 당근을 듬뿍 넣어 구운 수제 당근 케이크다. 녹진하게 흘러넘치는 드레싱 크림 위에 크럼블을 먹음직스럽게 올렸다. 태국식 레시피를 토대로 개발한, 진하고 담백한 맛의 타이 밀크티 역시 손님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밀크티가 담긴 보틀에는 자체 디자인한, 고급스런 라벨이 붙어있어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들에겐 좋은 굿즈가 된다고 한다.



기성 카페가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하고 흥미로운 경험을 창출하려는 새로운 시도. 프로젝트서울이 그리는 큰 그림은 계속될 예정이다. 조 대표는 프로젝트서울을 기점으로, 향후 또다른 복합문화공간을 하나둘씩 확장하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손님들과 문화와 예술을 함께 공유하는 공간들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예술가와 대중이 함께 즐겁게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고객과 직원이 서로 위하고 상생할 수 있는, 인간적인 운영”(조성혁 대표), “어느 누가 언제 오든지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김태은 매니저). 언젠가 프로젝트서울을 방문한다면, 이들이 말하는 카페의 가치와 의미가 과연 어떤 것인지 눈으로 보고, 혀로 맛보고, 오감으로 느끼는 새로운 경험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멋진 '인생샷' 서너 컷도 함께.


INFORMATION
070-7753-5678
서울 관악구 봉천로 518-4 4층
유기농 당근 케이크(8.0), 타이 밀크티(6.5)

 

에디터 고석희
seokhee@gongshall.com
사진 고석희, 진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