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술과 더치커피가 있는, 숨은 아지트 <다락방 토스>

에디터 진성훈
2019-09-18

문래동


하나쯤 있으면 좋을 법하지만 의외로 흔치 않은 것. 바로 아지트다. 카페 ‘다락방 토스’는 입구부터 가파른 계단과 뜬금없는 밧줄로 손님을 맞는다. 비밀스런 계단을 올라가면 펼쳐지는 조그만 공간. 지도 어플을 보고 길을 찾아야 하는 신상 맛집이 아닌, 나만의 친근한 아지트가 필요하다면, 여기가 제격이다.

 


다락방 토스는 창고형 카페가 즐비한 문래에서 보기 드문 소규모 카페다. 4평 남짓한 공간에 놓인 4개의 테이블은 자리에 앉아 서로 팔을 뻗으면 옆 테이블에 닿을 만큼 가까운 간격을 두고 있다. 카운터에서 테이블까지 거리도 가까워, 주문하고 다섯 걸음만 걸으면 착석이 가능할 정도다. 한눈에 들어오는 인간적인 규모 덕에 사장님과 손님, 손님과 손님의 대화가 자연스럽다.


“손님끼리 친해져서 같이 술 마시는 일이 잦아요. 그럼 제가 술을 대접하기도 하고요” 다락방 토스 배재오 대표의 설명이다. 작은 규모의 공간이 저녁에는 펍으로도 운영되니 굳이 의도하지 않아도 옹기종기 모여 앉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날씨가 쌀쌀해지면 안주 메뉴인 ‘주전자 오뎅꼬치’를 주문해 저마다 호가든이나 대동강페일에일 맥주를 들고 밤이 깊도록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겠다.


조금 더 프라이빗한 시간을 원한다면 윗층 다락방을 이용할 수 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계단을 오르면 나타나는 다락방에는 네 명이 앉을 만한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돼 있다. 이곳은 더치커피를 내리는 작업실로도 사용돼, 벽 한켠을 더치커피 기구가 차지한다. 토스(TOS, Tears Of Sailors)는 가게 이름을 더치커피의 유래(운항중인 선박에서 커피를 마시기 위해 찬물로 커피를 우렸다는 설이 있다)에서 가져왔을 정도로 더치커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시그니처 메뉴 역시 더치커피 위에 생크림을 올린 ‘스노우화이트’다. 오랜 시간 커피를 추출한 덕에 쌓인 여러 가지 맛과 복잡한 풍미에 생크림의 달콤함을 더한 점이 매력적이다.


찬물로 한 방울씩 커피를 우리듯 긴 시간을 들인 정성은 인테리어에도 묻어난다. 커피 원두를 하나하나 벽에 붙여 나무 모양으로 만든 원두나무, 작은 수납장에 한 장 한 장 고심해서 골라 꽂은 LP판, 하나씩 모은 빛바랜 기차역 표지판까지. 그리고 그 정성은 한 곳을 향한다. “즐기다 가셨으면 좋겠어요.” 배 대표의 말이다. LP판을 꺼내 자신이 원하는 노래를 재생하는 어느 단골처럼, 다락방 토스는 누구에게나 금세 친근한 공간이 되어줄 것이다.

 INFORMATION
02-6013-2410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 442 2층
스노우화이트(3.7), 더치브루(4.5), 주전자 오뎅꼬치(12.0)

에디터, 사진 진성훈
sh.jin@gongsha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