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스타벅스, 오프라인에서 답을 찾다

에디터 진성훈
2019-09-10

브랜드 스토리


스타벅스의 창립자이자 전 CEO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를 ‘제3의 공간’으로 정의했다. 휴식과 재충전을 제공하는 커뮤니티, 제1의 공간인 집과 제2의 공간인 회사와 구분되는 개념으로서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손님들이 모여서 대화하고 쉴 수 있도록 따뜻한 분위기를 제공하고 손님을 환대하는 일이다. 설령 계산하지 않은 방문객이라고 해도.”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 명시하고 있는 제3의 공간 정책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스타벅스를 단순히 커피를 파는 매장이 아니라 공간과 경험을 파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스타벅스가 항상 흔들림 없이 이 원칙을 지켜온 것은 아니다. 2011년, 스타벅스는 오프라인 매장의 성공에 힘입어 온라인 몰을 열었다. 자사 로고가 새겨진 텀블러와 가방, 커피 원두 등을 판매해 국내에서는 한때 ‘스벅 직구’가 유행하기도 했다. 또, 2015년 8월에는 미국 439개 매장에서 술과 안주 메뉴를 판매하는 이브닝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저녁 시간에 격식 차리지 않고 소그룹으로 편하게 갈만한 장소를 제공한다는 취지 아래, 와인과 베이컨 등을 판매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이와 같은 전략을 철회했다. 2017년 온라인 몰과 주류 판매 사업을 모두 중단한 것이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이 사업들이 커피를 기반으로 한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적에 부합하지 못했던 탓이다. 늦은 저녁 스타벅스를 찾는 사람들은 스타벅스가 시끄러운 술집이 되길 원하지 않았고, 온라인 몰은 수익을 높여줄지언정 스타벅스가 지향하는 쾌적한 매장이나 지역 커뮤니티 기반의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없었다.


온라인 사업을 중단한 스타벅스의 다음 행보는 오프라인 강화였다. 2017년, 하워드 슐츠가 “자체 프리미엄 브랜드 ‘스타벅스 리저브(Starbucks Reserve)’ 매장을 1000개로 늘리겠다”며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리저브 매장은 전용 바를 갖춰 기존의 바리스타와 고객 간의 소통을 더욱 긴밀하게 만들고, 개인화된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원두 선별부터 추출 방식 선택까지 한 잔의 리저브 커피가 제조되는 과정 등에 대해 바리스타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추출 장비에 따른 드립 음료 5종과 에스프레소 음료 10종, 아이스크림 음료 3종 등 선택 범위가 넓어 취향과 기분에 맞게 골라 마실 수도 있다. 추출 기구별로 스타벅스 글로벌 인증 평가를 통과한 커피 마스터들이 차별화된 맛을 제공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오프라인 경험의 강화는 특히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다.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은 지난 5월 국내에 50호점을 열었는데, 국내 리저브 매장 수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또한 올해 4월까지 국내 리저브 음료 판매량은 전년도 판매량의 50%를 넘어서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캡슐 머신이 보급화되고, 누구나 집에서 고급 원두를 배송받을 수 있게 된 환경에서 이러한 성장의 원인을 커피 품종에서 찾기는 어렵다. 국내 커피 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더욱 수준 높은 경험을 원하는 사람이 증가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100% 직영점 체제를 갖추고 전 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유독 매장 관리에 만전을 기한 점 역시 이러한 현상에 기여했을 것이다. 저렴한 커피를 빠르게 만드는 테이크아웃 전문 매장이 아니라면, 얼마나 전문화되고 개인화된 경험을 선보이느냐가 오프라인 매장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후자를 지향하는 카페에게 스타벅스는 여러 번 고배를 마시고 실험을 진행한 선배로서 가장 모범적인 성공 모델이 돼줄 것이다.


에디터 진성훈
sh.jin@gongshall.com
사진 스타벅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