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자동차 정비공이 대접하는 커피 <모헤닉스테이308>

에디터 진성훈
2019-08-23

문래


자동차 회사가 카페를 차렸다? 국내 제조업 회사에서 카페를 직영하는 사례는 들어보지 못했다. 건조하고 딱딱한 이미지를 연상케 하는 자동차가 여유를 상징하는 커피와 만나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벽에 걸린 자전거, 입구에 떡하니 놓인 오토바이, 페인트를 칠하지 않은 노출 콘크리트까지. 모헤닉스테이308(이하 모헤닉)은 창고형 카페가 아닌 차고형 카페다. 규모가 몇백 평에 달하는 창고형 카페는 성수동과 수도권 지역 곳곳에 생겨났지만, 차고를 테마로 가져온 카페는 드물다. 차고 문화 자체가 국내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 문화이기 때문일 것이다. 테라스에 놓인 빛바랜 코카콜라 광고 그림이나 2차 대전 당시 미군의 캐치프레이즈였던 ‘We Want You’ 포스터 등 모헤닉의 인테리어는 20세기 중반 미국을 향하고 있다.



메뉴도 미국식이다. 핫도그와 피자, 감자튀김 등 모두 카페에서 보기 드물게 무게감이 느껴지는 식사류다. 더불어 아메리칸 페일 에일, 필스너, 하슬라 IPA 등 맥주류도 10종 이상으로 풍성하다. 물론 기본적인 커피 메뉴와 스무디 계열의 음료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는데, 후기들을 보면 “가성비 Top”이라는 글이 자주 보인다. 1800원의 아메리카노를 비롯, 그 외의 식사 메뉴 역시 저렴해 근처 주민들은 종종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위해 모헤닉을 찾기도 한다. 푸짐하게, 다양하게, 저렴하게. 60년 전의 미국은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차고의 정체성은 모헤닉에 진열된 상품에서 드러난다. 가죽으로 만든 자동차 열쇠고리, 자동차 정비복, 스프레이형 방청제(자동차 겉면의 녹을 방지하기 위한 코팅제) 등을 곳곳에 배치했다. 이러한 디테일은 모회사인 ‘모헤닉게라지스’의 자산에서 비롯됐다. 모헤닉게라지스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수제 자동차 전문 브랜드로, 이를테면 구형 갤로퍼를 분해 후 재조립해 완제품으로 판매한다. 이때 외관 디자인뿐 아니라 엔진까지 교체해 차의 디자인과 부품, 성능 전반에 관여한다. 이외에도 4년 전부터 전기자동차 개발에 뛰어들고 인공지능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등 미래 사업에도 전력을 다한다. 카페의 구석구석을 채운 것은 자동차 업에 대한 전문성이다.


모헤닉게라지스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14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하고, 자사 브랜드와 차에 대한 정보를 인쇄물로 엮어 꾸준히 발간하고 있다. 더 많이 알려지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모헤닉은 보기 드문 사업에 뛰어들어 차고형 카페라는 보기 드문 콘셉트에 디테일을 더했다. 특히 철공소 골목이 형성된 문래동에 모헤닉스테이의 1호점을 열어 자동차 정비라는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살린 점이 인상적이다. 콘셉트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워진 카페 업계에서 꾸준히 지점을 늘려갈 모헤닉은 ‘정확히 표현할 순 없지만 분명 느낌이 다른 곳’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INFORMATION
02-2631-0308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128가길
망고 요거트 라씨(5.0), 피자 핫도그(4.0), 치킨 플래터(9.0)


에디터, 사진 진성훈
sh.jin@gongsha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