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수제 초콜릿이 가장 맛있는 온도

에디터 박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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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 | 17도씨



기분 꿀꿀, 우울할 땐 초콜릿이 제격이다. 초콜릿 집어 들어 한 입 베어 물면 퍼지는 달콤함. 상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다양한 디저트 집으로 빼곡한 연남동 연트럴파크에서 초콜릿만으로 승부하는 매장이 있다. 이름하여 17도씨. 오늘은 초콜릿에 스르르 몸을 맡기자.



가장 초콜릿을 맛있게 즐기는 온도 17도씨

홍대입구역 3번 출구를 나오면 푸른 공원이 눈에 들어선다. 연트럴파크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저녁이면 인산인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만큼 디저트 카페 역시 다양하다. 결정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면 고르는데 애먹을 정도. 


연남동 경의선숲길 공원 조성 계획에 의해 2014년 3월~2015년 6월까지 공사를 진행했다.현재 연남동 경의선숲길 일명 연트럴파크는 시민의 휴식처가 됐다.


연트럴파크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지나, 오른쪽 길로 따라 걷다보면 17도씨란 하얀 간판이 보인다. 아래에 'The optimum temperature for chocolat bonbon'란 문장이 조그마하게 쓰였다. 초콜릿을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온도라는 의미다.


가장 초콜릿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온도라는 의미의 17도씨.


오전 11시, 오픈 시각에 맞춰 초콜릿 카페 17도씨에 들어서니 한적하다. 내부를 들어서니 흰색의 벽면과 계산대가 눈에 들어온다. 깔끔하고 정돈됐다. 그리 크지 않고 조명도 제대로 켜지 않았지만 통일감 있는 하얀색 내부 인테리어 덕분에 내부는 넓어 보인다.


중간 중간 녹색 식물로 포인트를 줘, 답답하지 않다.


시선을 옮기며 중간 중간 들어오는 녹색 식물도 포인트다. 내부 인테리어가 순백으로만 이뤄졌다면 뭔가 심심했을 것이다. 게다가 여타 카페와 비교해 테이블을 꽉 채우지 않아 답답하지 않다. 주인장의 손님에 대한 배려가 느껴진다.


통일감 있는 하얀색 내부 인테리어는 내부를 넓어 보이게 한다.


카운터에서 주문을 받아야 할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그 옆 작업실 불투명한 유리 사이로 거뭇한 실루엣이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저기요"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작업실 문이 열린다. 누가 초콜릿 카페 아니랄까 봐, 초콜릿 색깔 쇼콜라티에 복장으로 무장한 말끔한 청년이 나온다. 17도씨 이동재 대표다.

 


카운터 사이로 이동재 대표의 초콜릿 작업실이 있다.


17도씨를 살린 ‘이달의 메뉴’

현재 17도씨는 연트럴파크의 유명 핫플레이스지만, 오픈 초기에는 고생이 많았다. 4년 전 연트럴파크는 정비를 이유로 펜스로 막아뒀다. 그때 17도씨가 들어섰다. 펜스로 막혀있다 보니 어두웠던 카페 주변은 술 취한 행인들의 흡연 집합소였다. 제법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에다가 펜스로 막혀있으니 매장을 방문하는 사람도 드물었다. 

   

연트럴파크를 조성하기 위해 펜스로 막아뒀던 시기. 이런 팻말을 자주 볼 수 있었다.


17도씨를 살린 메뉴가 바로 초콜릿과 과일을 조합해 만든 음료, '이달의 메뉴'였다. 이동재 대표는 매달 하나의 초콜릿 음료를 개발해 선보였다. 쉽지 않았다. 유자, 민트, 무화과, 수박, 모히또, 코코넛 등 초콜릿과 조합을 하기 위해 버린 재료만 한 트럭이었다. 

   

17도씨가 그간 선보인 '이달의 메뉴'. 좌측 상단부터 몽블랑, 녹차와 산딸기, 패션프룻, 패션 무화과 초콜릿 (사진 출처: 17도씨 인스타그램)


노력을 알아봐 준 것일까? 이달의 메뉴가 입소문을 타며 손님들을 불러 모았다. 음료 하나로 초콜릿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는 발상에 손님들은 좋아했다. 당연하겠지만 초콜릿 판매도 늘었다. 음료만을 즐기던 손님들이 한알 두알 초콜릿을 즐기기 시작했다. 초콜릿 주문량 역시 크게 늘었다. 


다양한 초콜릿 메뉴의 향연 17도씨


초콜릿 전문점 답게 17도씨의 대표 메뉴는 ‘초콜릿 봉봉’이다. 봉봉의 봉은 프랑스어 bon(아주 좋다)에서 따왔다. 작은 캔디류나 초콜릿을 지칭하는 단어다. 17도씨에서는 우리가 흔히 아는 기본 다크 초콜릿 외에도 다양한 초콜릿 봉봉을 만날 수 있다. 

   


17도씨의 대표 초콜릿봉봉


현재 17도씨가 자랑스럽게 내놓는 초콜릿 봉봉은 ‘차이티라떼’다. 개발 기간만 2개월. 정향, 팔각 등 독특한 향신료로 무장했다. 다양한 향신료를 초콜릿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이동재 대표 의지에서 나왔다. 향신료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무한정 먹을 것 같다.


17도씨의 다양한 초콜릿. 보기만 해도 행복하다.


17도씨를 처음 방문한다면 ‘비엔나 초콜릿 드링크’를 권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맛이라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비엔나 커피와 닮은 이 음료는 달콤쌉싸름한 진한 초콜릿 드링크에 살짝 휘핑이 올라가 부드러움을 더했다. 입에 착착 붙는 기품 있는 진한 단맛 뒤로 약간의 쌉쌀한 맛이 올라오며 맛의 풍미를 더한다.

   


17도씨 비엔나 초콜릿 드링크

조금 초콜릿에 익숙해졌다 싶으면 ‘진짜 진한’을 주문해봐라. 에스프레소를 떠올리면 맞다. 이동재 대표가 신중하게 골랐다는 흰 바탕 금테 두른 예쁜 작은 잔에 한가득 담겨 나온다. 수저와 같이 나오는데 진득한 초콜릿 요거트와 같은 형태로, 마시는 것이 아니라 떠먹어야 한다. 한 입 떠서 입에 넣으면 쌉싸름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울 것이다. 그만큼 진한 초콜릿의 여운을 느낄 수 있다. 그 외 다양한 각 초콜릿, 선물하기 좋은 바위산 모양의 로쉐도 있다.

연트럴파크에 들린다면 17도씨에서 다양한 초콜릿 메뉴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각양각색의 달콤 쌉쌀한 초콜릿의 향연이 당신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할 것이다.


17도씨
문의 전화:
02-337-1706.
찾아가는 길: 서울 마포구 동교로29길 38.
대표 메뉴: 초콜릿봉봉, 진짜 진한, 비엔나 초콜릿 드링크.


'진짜 진한'과 초콜릿 마카롱


다양한 각 초콜릿도 판매한다.




에디터 박현성
star@gongshall.com
사진 정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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