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나만의 커피, 자신만의 틀 <프레임>

에디터 진성훈
2019-10-22

봉천동


인스타그램에서 핫한 카페를 가면 사람으로 북적거리는 건 물론이요, 대기줄이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정작 자리에 앉아서도 주변이 시끄러워 대화를 나누기 어렵거나, 기다리는 사람 눈치가 보여 편히 머무르지 못한 적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적당히 조용한, 사람으로 치면 온순한 카페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조곤조곤 말을 이어가기에 적당한 공간. 카페 ‘프레임’은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킨다.

 
프레임은 요란하지 않다. 화려한 샹들리에로 손님을 유혹하는 대신 지하에 가만히 자신만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계단을 내려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면 가지런히 놓인 짙은 갈색의 테이블과 의자가 눈에 띈다. 귀로는 차분한 피아노 연주곡이 들린다. 멋을 내려면 얼마든지 더 꾸밀 수 있지만 굳이 자신의 개성을 외부로 드러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처럼 보인다.



손님에게 원하는 것도 명확하다. 음료와 함께 서브되는 종이쪽지 하나. “모두에게 좋은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조용한 대화를 부탁드립니다” 은근하지만 거절하기 어려운 부탁이다. 시그니처 메뉴인 프레임커피를 주문하면 부탁이 하나 추가된다. 커피와 크림을 섞지 않고 마셔달라는 것. 커피의 온전한 맛을 즐기고 그 위에 올려진 우유와 수제 카라멜, 카카오닙스까지 조금씩 다른 재료가 층층이 쌓였을 때 프레임커피의 진가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또 연유가 들어간 사이공커피나 상큼한 천혜향 티, 휘핑크림이 올라간 말차콤파냐 등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어 누구와 함께 와도 취향껏 음료를 즐길 수 있다. 물론 직접 만든 디저트도 이에 지지 않는다. 브라우니와 양갱 등 다양한 디저트가 있는데, 시간을 잘 맞춘다면 방금 구운 따끈한 스콘 냄새가 가득 찬 프레임을 방문할 수도 있다. 조금 어둑한 실내는 시각보다 후각을 더 예민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손님 각자 자신만의 구조와 틀을 만들어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프레임 최인현 대표의 말이다. 각자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일은 많지만 정작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을 가진 사람은 드물다. 선입관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프레임의 지향점이 귀한 이유다.


에디터, 사진 진성훈
sh.jin@gongsha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