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온아트페어 최두수 디렉터

본래 아트페어는 갤러리끼리 연합하여 작품 판매를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한 곳에서 다양한 갤러리가 선보이는 작가들의 작품을 살펴볼 수 있으니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지사. 유니온 아트페어에는 갤러리는 없고 작가만 있다. 하지만 여느 다른 아트페어만큼 수많은 사람이 몰린다. 유니온 아트페어가 가진 매력이 무엇인지 최두수 디렉터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았다.
2016년 시작된 유니온 아트페어는 77명의 작가들과 함께 하였다. 2018년 3번째 진행하는 이 행사는 참여 작가만 무려 330명이다. 3년만에 참여 작가가 약 4배가 늘어난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작년 11월 유니온 아트페어에 참여했던 작가들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매회사 크리스티에서 특별전도 진행하였다. 한국 미술계에서는 이례가 없던 일들이다. 아니 전 세계를 통틀어 봐도 흔치 않은 일들이다. 이런 유니온 아트페어의 중심에는 디렉터 최두수가 있다.
유니온 아트페어를 이끌고 있는 최두수 디렉터의 본업은 작가이다. 90년대 후반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IMF의 영향으로 주로 고가의 미술품이 거래되던 갤러리들은 위기를 맞았고, 신진 작가들을 위해서 대안공간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최두수 작가는 사실 이 시기에 해외에서 유학중이었기에 IMF를 피부로 느껴보진 못했다고 한다. 학업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데 있어서 대안공간이 그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창작지원금과 전시 지원 등의 제도를 통해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작가로써의 활동을 이어나가면서도 신사동에 작은 대안공간을 운영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동을 이어나갔다.

최두수, 〈A Sign for Short, Sweet, Magical Times〉, 2004. 혼합재료, 가변크기. ⓒ작가 ⓒ쌈지 컬렉션
사실 그가 신진작가들을 지원하고 발굴하고 육성하고자 함은 귀국 직후 대안공간의 지원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이 받은 혜택을 기회가 필요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주고 싶었던 마음인 것이다. 2003년부터는 절친한 사이인 이완작가와 함께 작게나마 자신이 운영하던 대안공간에서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였다. 안타깝게도 원활하게 판매가 되진 않았다고. 사실 유니온 아트페어는 이 때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작가들의 움직임은 2016년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작가미술장터 지원사업’을 만나 날개를 달았다. 유니온아트페어라는 명칭도 이때 지어졌다.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한남동 네모스퀘어에서 ‘작가들의 작업실’이라는 주제로 제1회 유니온아트페어가 개최되었다. 사실 작가가 작품을 팔아서 그 돈으로 먹고 사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아마 이런 생활이 가능한 작가는 전체 작가 중에서 1%도 안 될 것이다. 이런 작가들의 고통을 작가였던 최두수 디렉터는 절실히 알고 있었고, 작가끼리 힘을 합쳐서 ‘뭐든 해보자’라고 권했던 그의 진실 된 요청이 동료 작가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져서 함께해 주었다.
2016 유니온아트페어 전시 모습
작가들과 함께 재밌게 놀아보자고 시작했던 유니온 아트페어. 작가들이 하나둘씩 직접 걸은 작품을 일종의 ‘샘플’이라고 생각하며 판매 보다는 ‘기회’로 이어지길 바랬다는 그는 생각보다 판매가 잘 되어서 오히려 놀랐다고 한다. 실제로 참여 작가 중에 일부는 판매보다는 프로모션이 목적으로 참여한 분들도 많았다. 성공적인 1회를 마치고 2회를 준비하면서 작가군은 더 늘었고, 공간의 규모도 커져서 ‘인사1길’에서 개최되었다. 참여 작가는 166명에 달했고, 오프닝 당일에는 관람객들이 줄서서 입장하는 장관도 펼쳐졌다. 당연히 판매도 호조를 띄었고, 작가들과 관람객들 모두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만남의 장이 되었다.
판매에도 흥행에도 성공하였지만, 일부에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2017년 유니온아트페어를 두고 한국화랑협회와 한국미술협회는 미술인 정책 세미나를 공동주최한 자리에서 "작가 직거래 장터 출신 작가들의 화랑 영입을 자제할 방침"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인사1길'에서 열린 2017 유니온 아트페어
비판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기회도 찾아왔다. 세계적인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의 아시아 디렉터가 유니온아트페어를 방문하여 한국의 젊은 작가들의 에너지에 반한 것이다. 덕분에 2017년 11월 한국현대미술특별전 <자연선택>을 진행하게 되었고, 출품된 작품은 모두 완판 되었다. 작가들에게 정말 귀중한 ‘해외 진출의 기회’를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워낙 반응이 좋았던 탓에 올 5월에도 특별전을 진행하였다. 앞으로도 신진작가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한다.

유니온 아트페어를 통해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 한국 작가들 (크리스티 홈페이지 화면 캡쳐)
이렇게 이어진 유니온 아트페어는 지난 9월 28일 성수동 S-Factory에서 그 세 번째 여정을 시작하였다. 참여 작가는 330명에 달하며 출품작품은 자그마치 1,000점이 넘는다고 한다. 올해는 새로운 시도들도 많이 있었다. 신진작가들과 중견작가들을 분리하여 신진작가들의 작품은 1층에, 중견작가들은 3층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하였다. 2층에는 어린이 작가들을 위한 공간도 준비하였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행사로써의 변모를 시도한 것이다. 이번에는 먼저 한국화랑협회에 소속된 170여개의 갤러리에 초대장을 발송하였고, 갤러리 관계자들이 직접 행사를 찾아왔다. 그 덕에 참여 작가 중의 일부는 조만간 갤러리에서 개인전 혹은 그룹전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3년 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자신만의 색채를 확고히 하는 등 급속도로 성장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유니온 아트페어의 현재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그는 부족한 점부터 보인다고 답하였다. 벌써부터 내년 행사와 관련된 기획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다고 한다. 내년 유니온 아트페어에는 최소 1,000여명의 작가와 함께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8 유니온 아트페어 모습 (2018 유니온아트페어에 관한 자세한 내용 : http://gongshall.com/detail.php?seq=85)
그가 꿈꾸는 유니온 아트페어의 미래는 무엇일까? 그는 ‘동네의 아트페어’를 꿈꾼다고 한다. 영국 유학시절 주말마다 편하게 찾았던 플리마켓처럼 누구라도 편하게 와서 즐기다 갈 수 있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 누군가는 규모를 확대하는 것보다 참여의 문턱을 높여 퀄리티를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조언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두수 디렉터는 앞으로 더 많은 작가들과 함께하는 것을 원하며, 하나의 플랫폼이자 즐거운 축제가 되기를 희망한다. 또한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축제와 더불어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구축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작가들의 순수한 열정이라는 큰 원동력으로 이끌어온 유니온 아트페어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에디터 김은지
eunji.kim@gongshall.com
사진제공 유니온아트페어
유니온아트페어 최두수 디렉터
2016년 시작된 유니온 아트페어는 77명의 작가들과 함께 하였다. 2018년 3번째 진행하는 이 행사는 참여 작가만 무려 330명이다. 3년만에 참여 작가가 약 4배가 늘어난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작년 11월 유니온 아트페어에 참여했던 작가들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매회사 크리스티에서 특별전도 진행하였다. 한국 미술계에서는 이례가 없던 일들이다. 아니 전 세계를 통틀어 봐도 흔치 않은 일들이다. 이런 유니온 아트페어의 중심에는 디렉터 최두수가 있다.
유니온 아트페어를 이끌고 있는 최두수 디렉터의 본업은 작가이다. 90년대 후반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IMF의 영향으로 주로 고가의 미술품이 거래되던 갤러리들은 위기를 맞았고, 신진 작가들을 위해서 대안공간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최두수 작가는 사실 이 시기에 해외에서 유학중이었기에 IMF를 피부로 느껴보진 못했다고 한다. 학업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데 있어서 대안공간이 그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창작지원금과 전시 지원 등의 제도를 통해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작가로써의 활동을 이어나가면서도 신사동에 작은 대안공간을 운영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동을 이어나갔다.
최두수, 〈A Sign for Short, Sweet, Magical Times〉, 2004. 혼합재료, 가변크기. ⓒ작가 ⓒ쌈지 컬렉션
사실 그가 신진작가들을 지원하고 발굴하고 육성하고자 함은 귀국 직후 대안공간의 지원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이 받은 혜택을 기회가 필요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주고 싶었던 마음인 것이다. 2003년부터는 절친한 사이인 이완작가와 함께 작게나마 자신이 운영하던 대안공간에서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였다. 안타깝게도 원활하게 판매가 되진 않았다고. 사실 유니온 아트페어는 이 때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작가들의 움직임은 2016년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작가미술장터 지원사업’을 만나 날개를 달았다. 유니온아트페어라는 명칭도 이때 지어졌다.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한남동 네모스퀘어에서 ‘작가들의 작업실’이라는 주제로 제1회 유니온아트페어가 개최되었다. 사실 작가가 작품을 팔아서 그 돈으로 먹고 사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아마 이런 생활이 가능한 작가는 전체 작가 중에서 1%도 안 될 것이다. 이런 작가들의 고통을 작가였던 최두수 디렉터는 절실히 알고 있었고, 작가끼리 힘을 합쳐서 ‘뭐든 해보자’라고 권했던 그의 진실 된 요청이 동료 작가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져서 함께해 주었다.
작가들과 함께 재밌게 놀아보자고 시작했던 유니온 아트페어. 작가들이 하나둘씩 직접 걸은 작품을 일종의 ‘샘플’이라고 생각하며 판매 보다는 ‘기회’로 이어지길 바랬다는 그는 생각보다 판매가 잘 되어서 오히려 놀랐다고 한다. 실제로 참여 작가 중에 일부는 판매보다는 프로모션이 목적으로 참여한 분들도 많았다. 성공적인 1회를 마치고 2회를 준비하면서 작가군은 더 늘었고, 공간의 규모도 커져서 ‘인사1길’에서 개최되었다. 참여 작가는 166명에 달했고, 오프닝 당일에는 관람객들이 줄서서 입장하는 장관도 펼쳐졌다. 당연히 판매도 호조를 띄었고, 작가들과 관람객들 모두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만남의 장이 되었다.
판매에도 흥행에도 성공하였지만, 일부에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2017년 유니온아트페어를 두고 한국화랑협회와 한국미술협회는 미술인 정책 세미나를 공동주최한 자리에서 "작가 직거래 장터 출신 작가들의 화랑 영입을 자제할 방침"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비판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기회도 찾아왔다. 세계적인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의 아시아 디렉터가 유니온아트페어를 방문하여 한국의 젊은 작가들의 에너지에 반한 것이다. 덕분에 2017년 11월 한국현대미술특별전 <자연선택>을 진행하게 되었고, 출품된 작품은 모두 완판 되었다. 작가들에게 정말 귀중한 ‘해외 진출의 기회’를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워낙 반응이 좋았던 탓에 올 5월에도 특별전을 진행하였다. 앞으로도 신진작가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한다.
유니온 아트페어를 통해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 한국 작가들 (크리스티 홈페이지 화면 캡쳐)
이렇게 이어진 유니온 아트페어는 지난 9월 28일 성수동 S-Factory에서 그 세 번째 여정을 시작하였다. 참여 작가는 330명에 달하며 출품작품은 자그마치 1,000점이 넘는다고 한다. 올해는 새로운 시도들도 많이 있었다. 신진작가들과 중견작가들을 분리하여 신진작가들의 작품은 1층에, 중견작가들은 3층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하였다. 2층에는 어린이 작가들을 위한 공간도 준비하였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행사로써의 변모를 시도한 것이다. 이번에는 먼저 한국화랑협회에 소속된 170여개의 갤러리에 초대장을 발송하였고, 갤러리 관계자들이 직접 행사를 찾아왔다. 그 덕에 참여 작가 중의 일부는 조만간 갤러리에서 개인전 혹은 그룹전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3년 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자신만의 색채를 확고히 하는 등 급속도로 성장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유니온 아트페어의 현재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그는 부족한 점부터 보인다고 답하였다. 벌써부터 내년 행사와 관련된 기획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다고 한다. 내년 유니온 아트페어에는 최소 1,000여명의 작가와 함께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8 유니온 아트페어 모습 (2018 유니온아트페어에 관한 자세한 내용 : http://gongshall.com/detail.php?seq=85)
그가 꿈꾸는 유니온 아트페어의 미래는 무엇일까? 그는 ‘동네의 아트페어’를 꿈꾼다고 한다. 영국 유학시절 주말마다 편하게 찾았던 플리마켓처럼 누구라도 편하게 와서 즐기다 갈 수 있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 누군가는 규모를 확대하는 것보다 참여의 문턱을 높여 퀄리티를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조언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두수 디렉터는 앞으로 더 많은 작가들과 함께하는 것을 원하며, 하나의 플랫폼이자 즐거운 축제가 되기를 희망한다. 또한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축제와 더불어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구축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작가들의 순수한 열정이라는 큰 원동력으로 이끌어온 유니온 아트페어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에디터 김은지
eunji.kim@gongshall.com
사진제공 유니온아트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