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어느 여름날을 캡처하다

에디터 고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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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해변이 있는 유화 4점


무더위가 완연한 여름 휴가철이다. 바다와 계곡, 이국적인 휴양지로 떠나는 이들도, 조용히 혼자만의 여유를 누리는 이들도 있을 터. 화가들이 그림으로 기록한 여름과 휴가도 지금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푸른 바다의 내음과 여름 향기가 물씬한 명화 4점을 만나보자.




<해변에서 노는 아이들>

Children Playing on the Beach

97.4x74.2cm, 캔버스에 유채

작가 메리 카샛

제작연도 1884년


해변에 앉아 모래 놀이에 여념이 없는 두 어린 소녀. 토실한 볼과 팔이 깨나 앙증맞다. 프랑스에서 인상파로 활동했던 미국 출신 여류 화가 카샛의 작품으로, 부드러운 컬러와 생생한 붓터치로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사랑스런 모습을 담았다. 가장 돋보이는 건 대상을 바라보는 화가의 따뜻한 시선. 그림 속에 영원히 박제된 듯한 여름날의 단란한 한때가 보는 이의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아스니에르에서의 물놀이>

Bathers at Asnières

200x300cm, 캔버스에 유채


작가 조르주 피에르 쇠라

제작연도 1884년


선과 면 대신 순색의 무수한 점을 찍어 형태와 색을 살리는 ‘점묘법’으로 유명한 쇠라의 작품. 그의 대표작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처럼, 점으로 표현한 차분하고 부드러운 윤곽과 컬러가 평화로운 휴일의 여유로움을 기가 막힐 정도로 맞춤하게 전달한다. 따스한 센강의 오후에 펼쳐지는 낭만적인 물놀이 풍경은 어쩐지 나른해보이는 그림 속 인물들마저 부럽게 느껴지게 만들 지경.




<해변 산책>

Walk on the Beach

205x200cm, 캔버스에 유채


작가 호아킨 소로야

제작연도 1909년


스페인의 인상파 화가 소로야는 바다를 배경 삼은 인물화를 다수 남겼다. 아내와 딸이 해변을 거니는 모습을 포착한 <해변 산책>도 그 중 하나. 지중해의 눈부신 날씨를 만끽하는 두 여인의 편안하되 우아한 모습은 우리가 늘 휴가지에서 꿈꾸는 그것이다. 청량한 바닷바람에 나부끼는 옷자락, 강렬한 태양빛에 살짝 미간을 찌푸린 여인의 표정,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듯한 앵글은 스냅사진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푸른 저녁>

Blue Night

91.44x182.8cm, 캔버스에 유채


작가 에드워드 호퍼

제작연도 1914년


평범한 일상도 호퍼의 손을 거치면 늘 감각적으로 재창조되곤 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호젓한 노천 카페에서 각자 여유롭게 여가를 보내는 군상을 조명했다. 삼삼오오 모여앉은 손님들이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고, 행사에 동원된 광대도 담배를 태우며 달콤한 휴식을 갖는다. 푸르게 물든 하늘과 바다와 호쾌하게 대비되는 대담한 원색 사용이 인상적. 현대인의 고독한 초상을 주로 다룬 호퍼의 그림답게 쓸쓸한 뒷맛이 남지만, 그게 또 싫거나 나쁘지 않은 정겨운 저녁이다.



에디터 고석희
seokhee@gongsha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