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책] 미술관, 별로 어렵지 않아요

에디터 고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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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잘알못을 위한 미술관 지침서



얼마 전 한 전시회에선 본래 쓰러진 채로 전시된 조각상을 관람객들이 모르고 바로 세우는 해프닝이 있었다. 이처럼 미술관 그리고 현대 미술은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대상이다. 왠지 정숙하고 우아한 태도로 관람해야 할 것 같고, 이해하지 못할 작품도 이해한 척 해야할 것 같은 그곳. 하지만 이런 오해를 바로 잡고 미술관을 찾는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 책 한 권을 여기 소개한다. 



<미술관에 가면 머리가 하얘지는 사람들을 위한 동시대 미술 안내서>
Playing to the Gallery



저자 그레이슨 페리
번역 정지인
출판 원더박스
정가 1만4000원


제목 그대로 미술관, 그리고 우리가 흔히 현대미술로 통칭하는 ‘동시대 미술’(Contemporary Art)를 제대로 이해하고 즐기기 위한 사려깊은 해설서다. 저자는 영국 터너상을 수상한 도예가이자 영국 왕립 미술원 회원인 그레이슨 페리. 그는 “사람들이 미술관에 갈 때 떠올릴 만한 기본적인 질문들, 그러나 그런 걸 묻는다면 너무 무식해 보일까 봐 대개는 못 묻고 넘어가는 질문들”을 이 책을 통해 거리낌 없이 풀어낸다.

마르셸 뒤샹의 레디메이드 작품 [샘]. 사진=위키미디어 커먼


책은 현대미술의 새 문을 연 작품으로 유명한 뒤샹의 ‘샘’ 이후 어째서 동시대 미술은 대중에게 유난히 난해하게 다가오는지, 예술과 비예술을 구분하는 경계는 무엇인지 묻는다. 저자 자신의 경험을 녹여 미술계의 흥미로운 일화와 비유로 예술가의 의도와 사고, 예술의 의미와 목적을 이야기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예술이 작동하는 원리를 특유의 블랙 유머를 섞어 가며 속속들이 파헤친 점도 흥미롭다. 2014년 발간된 이 책은 “동시대 미술이라는 모호하고 현학적인 주제를 매혹적인 논평과 흥미로운 일화로 명쾌하게 해설했다”(뉴욕 타임즈) 등 세계 유수 언론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고. 막연하게 ‘현대 미술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더 나아가 미술관에는 왜 가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에게 나름 효과적인 지침이 될 것이다.


에디터 고석희
seokhee@gongshall.com
사진 제공 원더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