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비 내리는 명화 속 풍경 4

GONGS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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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소식이 오락가락하는 꿉꿉한 장마철이다. 오래 전 화가들이 바라본 비 내리는 풍경은 어떻게 그림 속에 담겼을까. 인상파 화가들이 비를 소재로 그린 풍경화 4점을 여기 모았다. 

<비 내리는 센강의 아침>
Morning on the Seine In The Rain

73x91cm, 캔버스에 유채

화가 클로드 모네

제작연도 1898년


눈에 보이는 자연 그대로의 풍경보다 거기서 받은 인상을 화폭에 담았던 화가 모네. 잘 알려진 ‘해돋이 인상’처럼 그는 평소 일출이나 일몰 등 맑고 개인 날의 센강을 다수 그렸다. 그런 면에서 <비 내리는 센강의 아침>은 무척 희귀한 작품이다. 드물게도 장대비가 무섭게 퍼붓는 폭우 속의 센강을 담았으니 말이다. 인상파의 대표적 화가답게 모네는 그 광경을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묘사하기보다 그날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에 집중한다. 빗발이 수면 위에 일으키는 물보라, 강풍에 몰아치는 나뭇잎들이 당시 현장의 날씨를 더 리얼하게 전달한다.

  

<빗속의 기수들>

Jockeys in the Rain

47x63.5cm, 투사지에 파스텔

작가 에드가 드가

제작연도 1886년


‘무희의 화가’라 불릴 정도로 춤추는 발레리나를 화폭에 자주 담았던 드가는 말과 기수 또한 즐겨 그렸다고 한다. 하지만 모네와 마찬가지로 드가 역시 비 오는 광경을 묘사한 작품은 드문 편. 1886년작 <빗속의 기수들>은 훈련 중 갑작스런 소나기를 만난 듯 분주해보이는 기수와 말들을 담고 있다. 비 내리는 풍경 속에 함께 묘사된 드가의 섬세한 붓질이 인상적이다. 가늘고 강한 빗발이 고루 섞여 내리고, 흐린 날씨로 인해 명암 대비가 낮은 빛 묘사가 돋보인다.

  

<비 오는 날 파리의 거리>
Paris Street; Rainy Day

212.2x276.2cm, 캔버스에 유채

화가 구스타보 카유보트

제작연도 1877년


프랑스 화가이자 미술 후원가였던 구스타보 카유보트의 작품. 이 그림이 흥미로운 건 비 내리는 장면을 표현하는 데 반드시 들어가는 빗줄기의 묘사가 없다는 점. 대신 비에 젖은 보도에 은은하게 비치는 가로등의 그림자, 흐린 하늘 아래 우산을 쓰고 거니는 시민들을 통해 이슬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파리의 정경을 낭만적으로 표현했다. 화폭 우측에 반만 걸친 행인의 뒷모습 또한 현장에서 즉석으로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비 내리는 다리>

The Bridge in the Rain

73.3x53.8cm, 캔버스에 유채


작가 빈센트 반 고흐
제작연도 1887년


중세 일본의 풍속화 ‘우키요에’를 연상시키는 이 그림은 놀랍게도 고흐의 작품이다. 당시 유럽 화가들 사이에선 일본의 예술, 문화 전파로 비롯된 ‘자포니즘’(Japonism)이 유행했는데, 고흐 역시 거기에 깊게 매료됐다고 한다. <비 내리는 다리>는 고흐가 일본 판화가 안도 히로시게의 판화 ‘오하시 다리의 소나기’를 모작한 작품. 전반적으로 히로시게의 원작과 거의 동일한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고흐는 검게 구름 낀 하늘과 다양한 방향으로 쏟아지는 빗발, 강물의 혼탁한 움직임 등 강렬한 붓질을 통해 원작을 독창적으로 해석해냈다.


에디터 고석희
seokhee@gongsha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