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세기의 걸작 <절규> 속 의문의 낙서, 범인은?

GONGS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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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 절규 속 의문의 낙서

'인간의 불안을 탁월한 방식으로 묘사한 명작'이자 '20세기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로 불리는 이 그림은 노르웨이 국민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다. 보통, 사람들이 이 작품에서 가장 주목하는 건 얼굴을 감싸 쥔 채 비명을 지르는 듯한 사람! 이 모습은 하나의 아이콘으로 영화, 광고, 심지어 이모티콘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은 곳에서 패러디되고 있다.

하지만 오늘 ART C가 주목한 건 <절규> 속에 남겨진 ‘낙서’. 낙서는 어디에 써있는 걸까? 대체 누가 이 유명한 작품에 낙서를 했을까?



<절규>에 새겨진 의문의 낙서, 범인은?

뭉크는 <절규>란 회화 작품을 여러 편 남겼다. 1893년부터 1910년까지 총 네 가지 버전의 <절규> 그림을 남겼는데, 그중 1893년의 작품에만 낙서가 있다. 그림 왼쪽 상단에 위치한 낙서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다.

Kan kun være malet af en gal Mand! 미친 사람만이 그릴 수 있다!

어딘가 미스터리한 내용의 낙서. 하지만 크게 주목받진 않았다. 이 작품에 낙서가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얼마 전 범인이 밝혀지면서 <절규>와 낙서는 다시 주목을 받게 됐다.


범인은 바로... 에드바르 뭉크! 작가 본인이었던 것!




100년 넘어 밝혀진 낙서의 정체!

2021년 2월, <절규>를 소장하고 있는 노르웨이국립박물관은 낙서를 한 사람이 작가 에드바르 뭉크라고 공식 인정한다.

낙서는 연필로 작게 쓰여진 탓에 제대로 보기 어려웠고, 적외선 사진 촬영을 통해서야 겨우 필체와 정확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D’, ‘N’ 등 뚜렷하게 알아볼 수 있는 글자를 발견했다. 또한, 그림을 공개했을 당시 뭉크의 기록을 종합한 결과 “이건 뭉크가 직접 남긴 거다”라고 결론 내린 것! 그렇다면 뭉크는 언제, 왜 이런 미스터리한 낙서를 남긴 걸까?

아쉽게도 뭉크가 정확히 언제 낙서를 했는지 알 수는 없다. 기록을 통해 추정해보면 1895년 즈음으로 보인다. 1895년 9월 어느 날 밤, 사람들은 뭉크의 그림을 놓고 토론을 벌인다. 신랄한 비판은 물론 작가의 정신 상태에 대한 논란까지 오갔던 토론. 심지어 한 의대생은 “작품을 보면 작가의 정신 상태를 알 수 있는데, <절규>같은 작품을 그린 뭉크는 ‘미친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뭉크는 상처를 받았고 편지와 일기에도 이 사건을 언급하곤 했다. 예술에 대한 애착이 컸던 뭉크에게 작품과 자신에 대한 비난은 아주 날카롭게 다가왔다. 어쩌면 <절규> 속에 숨기듯 써놓은 미스터리한 낙서는 사실 상처받은 예술가의 흔적이었을지도 모른다.




나치의 러브콜을 받았던 예술가, 뭉크

뭉크가 활동했던 시기, 세상은 세계 대전으로 혼란스러웠다.  1930년대, 나치는 뭉크를 포섭하려 했다. 당시 예술가들 사이에서 추앙받는 북유럽 예술가 뭉크를 포섭하면 예술계와 북유럽을 한 방에 정복할 수 있었기 때문! 뭉크에게 일종의 문화 훈장인 괴테 메달까지 수여하며 공을 들였다. 

하지만 뭉크는 거절했고 나치는 복수를 시작한다. 곧바로 독일 내 뭉크 그림을 헐값에 팔아치우고 볼 것 없는 퇴폐미술이라면서 흠집내기 시작했다.  '퇴폐예술이 뭐지?' 궁금하다면, 클릭!




뭉크 작품의 키워드 : 불안, 죽음

뭉크의 작품엔 불안과 죽음이 존재한다. 모두 뭉크의 삶에 깊숙이 뿌리내린 것들이다.

어린 시절 뭉크는 엄마와 누이를 모두 폐결핵으로 잃는다. 다섯 살에 엄마를 잃은 뭉크. 그에게 한 살 터울의 누이는 각별한 존재였다. 하지만 누이 역시 열다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뭉크가 스스로 작품의 뿌리라고 말한 <병든 아이>시리즈. 그 모티브는 누이의 죽음이다. 결핵환자 특유의 창백한 얼굴로 초점 없이 어딘가를 응시하는 아이. 그 옆에 고개를 푹 숙인 여인은 누구일까? 생의 끝자락을 마주한 둘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작품에 더 깊게 빠져든다.

또 다른 대표작 <병실에서의 죽음>시리즈 역시 '누군가의 죽음'과 '남겨진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망자가 편안하길 바라며 기도하는 사람, 벽을 붙잡고 망연자실한 사람, 믿을 수 없다는 듯 멍하니 앞만 바라보는 사람, 몸을 웅크린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생각에 빠진 사람. 죽음을 대하는 모습은 다 다르지만 하나같이 우울하고 슬퍼 보인다. 

시간이 아무리 많이 흘러도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마주한 순간은 결코 흐르지 않는다. 그대로 멈춰버린 상실의 순간. 그래서 작품 속 사람들도 마치 굳어버린 것처럼 보이는 걸까? 누이가 죽은 지 30년 후에 그린 그림에서조차 깊은 우울감이 느껴진다는 건, 뭉크가 평생 죽음을 가깝게 뒀다는 증거일 것이다.


"우리는 더이상 책을 읽는 사람이나 뜨개질하는 여인이 있는 실내 정경을 그려서는 안 된다.

숨을 쉬고 느끼며 아파하고 사랑하는 살아있는 존재를 그려야 한다."

- 에드바르 뭉크




인간 내면을 화폭에 담은 표현주의 화가, 뭉크

당시 많은 유럽 화가들이 그랬듯, 뭉크 역시 파리를 비롯한 유럽 곳곳을 자주 여행했다. 

빛과 자연을 주관적으로 해석해 단순화 형태, 강렬한 색감, 빛의 표현 등을 담았던 프랑스의 화가들.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툴루즈 로트렉 등에게서 영향을 받는다. 그러면서도 또 다른 화풍 표현주의를 만들어간다. 그림을 통해 내면을 성찰하고 치유할 수 있음을 깨닫고, 극단적으로 인간의 내면 감정을 표현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

하늘을 가득 메운 빨강, 주황, 노랑의 강렬한 색. 절규하듯 넘실대는 자연, 곧게 뻗은 다리 위에서 절규하는 혹은 귀를 막고 선 인간. 화폭을 가득 채운 절절한 감정은 관람객의 마음에 와닿는다.

지워질 수 있는 연필로 아주 작게 남긴 낙서! 그건 단순한 낙서가 아니라 뭉크가 평생 동안 삶을 대한 태도였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평생을 죽음과 불안의 공포를 안고 살았던 뭉크.  슬픔과 불안 때문에 죽을 만큼 힘들지만, 그것이야말로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던 예술가! 뭉크는 '미친 사람만이' 마음을 흔드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생각했던 건 아닐까?



Art Curation 첫 번째 ∥ 책 <노르웨이에서 만난 절규의 화가, 뭉크>

뭉크는 모국 노르웨이에선 국민화가로 불린다. 책 <노르웨이에서 만난 절규의 화가, 뭉크>는 <절규>를 비롯한 뭉크 대표작을 소개한다. 책의 저자가 실제로 뭉크의 고향 노르웨이에 살고 있어서인지, 작품이 탄생한 곳의 사진을 곁들여 소개해주는 게 특징.

또 키워드로 요약해주는 부분도 흥미롭다. '뭉크에 관해 대화할 때 제일 중요한 게 뭘까?' 궁금하다면 읽어보길 바란다.




Art Curation 두 번째 ∥ 책 <미술관에 간 심리학>

실제 뭉크의 그림들은 미술, 심리치료에서 자주 다뤄지는 주제이기도 하다. <미술관에 간 심리학>은 심리학자가 미술 작품에 담긴 심리를 분석한 책이다. 뭉크 작품뿐만 아니라 유명 작가의 그림 분석이 재미있다. 그저 유명하거나 좋아서 봤던 그림 속에 어떤 심리가 담겨있는건지 궁금했다면 이 책을 읽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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